삼성전자: 휴머노이드 지배력을 위한 다각적 접근
A. 전략적 비전: 산업 및 가정을 위한 "물리적 AI"
삼성은 AI 및 소프트웨어(SW) 역량을 첨단 로봇 하드웨어와 통합하는 '물리적 AI'에 중점을 두고 로봇공학을 핵심 미래 성장 동력으로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산업 자동화와 소비자 애플리케이션 모두를 위해 인간 환경에 원활하게 통합되는 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B. 레인보우로보틱스: 휴머노이드 개발의 초석
- 인수 및 통합: 삼성전자는 2023년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7%를 868억 원(5,900만 달러)에 처음 인수한 후, 콜옵션을 행사하여 지분을 35%로 늘려(총 투자액 약 1억 8,175만 달러 또는 2,675억 원)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 HUBO 유산과 진화: KAIST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설립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한국 최초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HUBO'를 개발했다. 이 전문성은 삼성의 휴머노이드 개발 야심에 기초가 된다. 삼성 산하에서 HUBO의 구체적인 차세대 이족보행 모델명이나 상세 사양은 아직 명시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협력을 통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RB-Y1 반휴머노이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RB-Y1은 몸통, 2개의 7자유도 팔, 1개의 6자유도 다리, 그리고 바퀴 기반(이족보행 아님)을 갖춘 반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전방향 이동을 위한 메카넘 휠과 AI 연구자들을 위한 SDK를 특징으로 하며 , MIT, UC 버클리 등 대학에서 활용되고 있다. 삼성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중 팔 로봇(RB-Y1 또는 유사 모델 가능성)을 자사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것을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산업 응용: 삼성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RB 시리즈 - ), 이중 팔 로봇, 자율이동로봇(AMR)을 제조 및 물류 자동화 공정에 통합할 계획이다.
삼성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는 단순한 하드웨어 확보를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이는 휴머노이드 분야의 희소한 고급 인력과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첨단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는 기계공학, 제어 시스템, AI, 시스템 통합 등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이 필요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20년 역사의 휴머노이드 개발 경험을 가진 레인보우로보틱스 팀은 한국 내에서 이러한 인재와 축적된 IP가 집중된 중요한 풀(pool)을 대표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를 통해 삼성은 이러한 검증된 전문 지식에 즉시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자체적으로 팀을 구성하고 지식 기반을 구축하는 것에 비해 휴머노이드 개발 일정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인 오준호 박사가 삼성의 로봇 전략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이러한 전문성의 깊이 있는 통합을 보장한다. 이는 삼성이 범용 휴머노이드 경쟁에서 경쟁사를 따라잡거나 능가하기 위한 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간주되며, 단순한 로봇 제품 구매가 아닌 휴머노이드 이면의 '두뇌'에 대한 투자로 볼 수 있다.
C. "볼리(Ballie)": AI 기반 가정용 동반자 로봇
볼리(Ballie)는 구형의 AI 기반 가정용 로봇으로, CES 2024에서 온보드 프로젝터 등의 업데이트된 기능과 함께 선보였다. 카메라(전면 4K, 후면 2K), 적응형 프로젝션 기능이 있는 프로젝터, 마이크로폰 어레이, 스피커, 비스마트 기기 제어용 IR 송신기 등을 갖추고 있다. 볼리는 하이브리드 AI 아키텍처(온디바이스 및 클라우드 기반 구글 클라우드 제미나이)를 활용하여 스마트 홈 제어(SmartThings), 맞춤형 조언(패션, 건강), 상황 인식 지원, 홈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한다. 올해 상반기 또는 2025년 초 출시 예정이다.
D. 조직적 집중과 R&D
삼성은 분산되어 있던 로봇 개발팀을 약 50명 규모의 전담 '로봇 사업팀'으로 통합하여 미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DX 부문(CEO 직속) 산하에 '미래 로봇 이니셔티브팀'(또는 '미래 로봇 사무소')을 설립하여 첨단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오준호 박사(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가 책임자/고문으로 참여한다. 또한 삼성은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RBQ-10을 삼성리서치아메리카의 모니터링 작업 및 보안 애플리케이션에 배치하고 있으며, 올해 말 출시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약 21,000대의 산업용 로봇(고정형 및 이동형, AGV, AMR, YuMi와 같은 이중 팔 협동로봇 포함)을 제조 공정에 사용하고 있다.
E. 반도체 기술력 활용
삼성은 자사의 반도체 제조 전문성을 활용하여 산업용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다. 이는 로봇의 복잡한 AI 처리에 필수적인 첨단 처리 능력이 핵심 차별화 요소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휴머노이드 전략은 산업적 실용주의와 소비자 지향적 포부라는 이중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한 산업용 휴머노이드 투자(제조업 대상)와 볼리(Ballie)와 같은 소비자 대면 AI 로봇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미래 로봇 이니셔티브팀'은 "첨단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어 양쪽을 아우르는 듯하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초기 상용 제품은 RB-Y1, 협동로봇, 보안용 사족보행 로봇 등 산업 또는 연구 중심이다. 산업용 로봇은 삼성 자체의 방대한 제조 시설(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제품) 내에서 즉각적인 투자수익률(ROI)을 제공하고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면, 볼리와 같은 소비자 로봇은 삼성의 거대한 소비자 가전 사업 및 스마트홈 생태계(SmartThings)와 연계된다. 첨단 가정용 휴머노이드 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않았지만, 이 분야에서의 성공은 큰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HUBO의 유산과 "첨단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 목표에서 암시되는 진정한 이족보행 범용 휴머노이드 개발은 장기적인 과제이다. 양쪽을 모두 추구함으로써 삼성은 위험을 분산하고, 각기 다른 강점(레인보우로보틱스의 산업/이족보행 전문성, 삼성의 소비자 AI/생태계)을 활용하며, 기술을 상호 교류할 수 있다. 이는 삼성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 응용은 즉각적인 가치와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반면, 소비자 로봇은 '가정용 AI' 분야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다목적 휴머노이드로 보이지만, 그 과정에는 나중에 통합될 수 있는 뚜렷하고 병행적인 개발이 포함된다. 이 전략은 산업용 휴머노이드와 소비자용 휴머노이드의 서로 다른 성숙도 수준과 시장 요구를 인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다음 표는 삼성의 주요 로봇 관련 사업을 요약한 것이다.
미래 휴머노이드 프로젝트 (가칭) |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 첨단 AI, 민첩성 (추정) | 산업/범용 | 미래 로봇 이니셔티브팀 / 레인보우로보틱스 | 장기 R&D |
RB-Y1 | 바퀴형 반휴머노이드 | 듀얼 암, 옴니휠, SDK | 연구, AI 개발 | 레인보우로보틱스 | 사용 가능, 기관에서 활용 중 |
산업용 협동로봇 (RB 시리즈) | 다관절 로봇팔 | 다양한 페이로드/리치 | 제조 자동화 | 레인보우로보틱스 | 상용 판매 중 |
볼리 (Ballie) | 구형 AI 로봇 | 프로젝터, AI 비서, 스마트홈 제어 | 소비자 가정 보조 | 삼성전자 | 2025년 상반기 / 2025년 초 출시 |
RBQ-10 | 사족보행 로봇 | PTZ 카메라, 24/7 감시 | 보안 | 삼성전자 / 레인보우로보틱스 | 2025년 하반기 출시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