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to-Real(시뮬레이션에서 현실로)은 로봇이 가상 환경에서 학습한 모델이나 정책을 실제 물리적 로봇에 이식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이는 로봇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식 과정에서 이른바 “현실 격차”(reality gap)라는 큰 도전이 존재합니다. 시뮬레이터는 현실 세계의 물리나 센서 특성을 완벽히 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에서 잘 동작하던 로봇 제어 정책이 실제 로봇에서는 예상과 다르게 실패할 수 있습니다[ar5iv.labs.arxiv.org].
예를 들어 시뮬레이션에서는 마찰계수나 센서 잡음 등을 단순화하거나 이상적으로 가정하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변수가 훨씬 많고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Sim-to-Real을 성공시키기 위해 이 간극을 줄이는 기법들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1) 도메인 랜덤화: 현실 격차를 줄이는 핵심 기법
도메인 랜덤화(Domain Randomization)는 Sim-to-Real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시뮬레이션 동안 환경의 다양한 요소(조명, 질감, 물리 파라미터 등)를 무작위로 변화시켜, 에이전트가 시뮬레이터의 특정 설정에 과적합(overfit)되지 않고 다양한 상황에 견고하게 대응하도록 학습시키는 것입니다.
초기 연구에서는 가상 카메라 이미지의 조명이나 색상을 무작위로 바꾸어 학습한 비전 모델을 실제 카메라 이미지에 그대로 적용하거나[ar5iv.labs.arxiv.org], 로봇의 동역학 파라미터(질량, 마찰계수 등)를 에피소드마다 바꾸어 다양한 물리 특성에 대해 강인한 제어 정책을 얻기도 했습니다.
OpenAI는 이러한 기법을 활용해 인간 손 모양의 로봇(hand)으로 루빅스 큐브를 푸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 실험에서 강화학습 정책과 비전 신경망을 전적으로 시뮬레이션에서만 학습하고, 현실 세계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상황(예: 누군가 인형으로 로봇 손을 툭툭 건드리는 방해)에 직면해도 큐브를 풀어냈습니다[openai.com].
이는 Automatic Domain Randomization (ADR)이라 불리는 적응형 도메인 랜덤화 기법 덕분이었는데, 난이도를 자동으로 높여가며 환경 변수를 무작위로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훈련 내내 다양성을 극대화한 결과입니다. 그 결과 OpenAI의 로봇 손은 훈련 중 보지 못한 물리적 교란도 견딜 만큼 일반화에 성공했고, “시뮬레이션만으로 현실 세계의 전례 없는 복잡한 조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도메인 랜덤화는 현재 NVIDIA의 Isaac Sim과 같은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에도 표준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NVIDIA의 Omniverse 기반 Isaac Sim은 구조화된 도메인 랜덤화로 합성훈련데이터를 손쉽게 생성하여 Sim-to-Real 간극을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developer.nvidia.com].
예를 들어 Figure AI는 NVIDIA Isaac Sim을 활용해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시뮬레이션 상에서 다양한 배경, 조명, 물체 특성을 무작위로 변경하며 로봇의 시각 인식 모델을 훈련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하고 있습니다[roboticstomorrow.com]. 실제 Figure AI의 2세대 휴머노이드 Figure 02는 Isaac Sim에서 생성한 합성 데이터로 학습한 시각 모델 덕분에, 제조 환경에서 요구되는 정밀한 물체 집기 작업까지 수행해냈습니다.
이처럼 도메인 랜덤화를 통한 합성 데이터 학습은 현실에서 바로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려운 로봇에게 가상의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여, 현실에서의 예기치 않은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범용성을 높여줍니다.
2) 적응적 정책 학습: 환경 변화에 스스로 대응하는 로봇
적응적 정책 학습(Adaptive Policy Learning)은 시뮬레이션에서 학습한 정책이 현실의 변경된 조건에 스스로 적응하도록 만드는 접근입니다. 이는 보통 메타러닝(meta-learning)이나 순환신경망(RNN) 구조를 활용하여, 로봇이 과거의 상태 및 행동 이력을 토대로 현재 환경의 동특성을 추정 및 보정할 수 있게 합니다.
예를 들어 시뮬레이터에서는 알고 있는 로봇 관절 마찰, 관성 등의 값이 현실 로봇에서는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일일이 실시간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적응형 정책을 쓰면, 로봇이 동작하면서 얻는 센서 피드백의 시간적 패턴을 바탕으로 현재 환경의 물리 파라미터를 암묵적으로 추정하여 정책을 보정할 수 있습니다[ar5iv.labs.arxiv.org].
한 구현 예로 정책에 LSTM과 같은 메모리를 포함시켜 과거 몇 초간의 상태-액션 정보를 내부에 축적해 두면, 이것이 일종의 내재된 시스템 식별(identification) 역할을 하여 로봇이 처한 동적 환경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다음 행동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력 기반으로 동특성을 추론하는 정책은, 동일한 시뮬레이션에서 훈련했더라도 고정적(policy without memory)인 정책보다 현실에서 훨씬 강인하게 동작함이 확인되었습니다. 적응적 정책 학습은 Sim-to-Real 전이를 위한 정교한 자동 미세조정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Sim-to-Real 사례: Tesla Optimus와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
Tesla의 휴머노이드 로봇 Optimus 프로젝트는 Sim-to-Real의 도전과 활용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Tesla는 자율주행을 개발하며 축적한 방대한 시뮬레이션 기술과 실제 주행 데이터를 로봇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데, Optimus도 초기 균형 잡기, 보행, 물체 다루기 등의 학습을 시뮬레이터에서 진행하고 이를 실제 로봇으로 이전하는 접근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 Tesla AI Day에서 공개된 Optimus 시연에서도, 가상환경에서 다수의 Optimus 로봇이 걷는 시뮬레이션 영상과 함께 이후 실제 프로토타입 로봇이 유사한 동작을 수행하는 장면이 소개되었습니다.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Ken Goldberg 역시 “Tesla의 혁신적인 Optimus 로봇과 Sim-to-Real 격차 해소”를 중요한 화두로 언급하며, 해당 분야의 난제와 진전을 분석했습니다[dexa.ai]. 휴머노이드처럼 고차원 제어가 필요한 로봇의 경우 Sim-to-Real 격차가 특히 크기 때문에, Tesla는 자사가 보유한 실제 로봇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을 결합하고, 도메인 랜덤화와 시뮬레이터 정밀 튜닝 등을 통해 Optimus의 두뇌에 해당하는 AI를 훈련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언급한 Figure AI 역시 Tesla와 유사한 비전을 가진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으로, 시뮬레이션 중심 개발(simulation-first)을 채택한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Figure는 2023~2024년에 걸쳐 Figure 01, 02 휴머노이드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면서 불과 1년 남짓한 기간에 두 세대의 로봇을 빠르게 발전시켰는데, 이는 시뮬레이터 상에서 설계-검증-훈련을 빠르게 반복한 덕분이라고 밝혔습니다[[roboticstomorrow.com] .
특히 NVIDIA Omniverse Isaac Sim을 활용해 실제 공장과 동일한 가상의 작업 환경을 만들고, 거기에서 로봇의 이동, 물체 인식, 조작에 관한 AI모델을 충분히 테스트한 후 실제 프로토타입에 이식함으로써 개발 속도를 높였다고 합니다. 또한 시뮬레이션에서 생성한 합성 시각 데이터로 로봇의 컴퓨터 비전 모델을 학습시켜, 실제 센서 데이터 수집에 따르는 수고를 크게 덜었습니다. 이를 통해 Figure 02는 BMW 공장의 생산라인 환경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공간에서 운용 테스트를 거쳤고, 곧바로 현실 공장 환경에서의 데이터 수집 및 작업 훈련에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Tesla Optimus나 Figure 02 사례는, Sim-to-Real 기술(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도메인 랜덤화, 적응형 정책)을 적극 활용하여 휴머노이드 로봇 학습에 도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완전한 범용 자율로봇에 이르는 길에 아직 기술적 난관이 많지만, 시뮬레이터의 발전과 AI 기법의 고도화로 한 걸음씩 현실 격차를 좁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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